질의응답은 10社만... 나머지는 ‘집으로’ 

업체 “서류 달달외우고 갔건만... 허탈” 

시 “공정했다... 다만 경쟁률 높았을 뿐” 

화성시가 생활폐기물수집운반업체를 재편성하는 초반부터 불공정 시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류 심사를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진행해 엉터리라는 의혹, 71개 업체를 불러다 놓고 정작 질의응답은 특정 업체만 진행했으며, 심사 후 2시간 만에 점수 집계를 해 선정업체를 발표하는 등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목소리로 가득하다.

시에는 생활폐기물수집운반업체가 현재 12개 있다. 쉽게 말해 화성시로부터 일을 받아 청소 용역을 맡아 하는 업체가 12개 있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화성시를 권역으로 나눠서 생활폐기물 수집ㆍ운반 용역을 시행한다. 그 과정에서 막대한 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 업무는 오래전부터 선정에 관한 불공정 시비가 일었다.

화성시는 여러가지 악소문이 발생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선정에 대한 제도 개편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번처럼 불협화음이 발생한 것이다.

시는 기존의 수의계약 방식을 폐지하고 ‘경쟁입찰’을 도입했다. 최근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 신규사업자 선정 공고’를 내고 지난달 30일 관련 심의위원회를 진행했다. 신규로 사업허가를 받을 17개 업체를 뽑기 위한 ‘서류심의 및 질의’를 하는 시간이다.

불공정 시비는 여기서 발생했다.

17개 업체를 뽑는데 총 71개 업체가 응찰한 것이다. 4.2대 1의 경쟁률이었다. 이들 업체가 제출한 사업계획서는 각각 평균 32페이지(요약본 2페이지 포함)였다. 또 전문업체에 맡겨 많게는 3000만 원의 서류비를 지급하는 등 많은 정성을 쏟았다. 그런데 시는 7명의 심의위원에게 모든 서류 심사를 세 개 부에 나눠 고작 4시간(각 1시간 20분 × 3)만을 할애했다. 충분한 검토없이 졸속으로 심의했다는 의심의 시작이다.

심의가 끝난 지 2시간 만에 점수를 집계하고, 이후 1시간이 지나 신규사업자 17개 업체를 발표한 것도 지나치게 빨랐다. 정성ㆍ정량평가 항목별로 점수를 부여해야 하는데 71개 업체의 것을 2시간 만에 끝낸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겠느냐는 시선이다.

응찰한 업체들은 ‘정성 들여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짧은 시간에 눈대중으로 검토해 점수화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에겐 회사의 운명이 걸린 일이다. 그런데도 모든 과정이 졸속이고 비합리적이며 적절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앞으로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것은, 수십 명의 업체 대표를 심의 날 오전 8시 30분에 불러놓고(1부 심의업체 24개) 심의위원이 필요한 사람만 불러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다.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업체는 1~3부 모두 합쳐 총 10개 업체뿐이었다. 응찰업체는 이를 사실상 ‘면접’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71개 업체 중 불과 10개 업체만 면접을 진행한 것에 부조리를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는 “면접을 잘 보기 위해 제출 서류를 거의 외우다시피 했다. 업체는 절박하게 입찰 서류를 준비했는데 시는 그 마음을 전혀 모르는 듯하다. 심의가 초반부터 투명하지 않다. 시작 전부터 선정된 업체가 이미 있다는 소문이 있고, 실제 그곳은 선정됐다. 기존의 수의계약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라고 꼬집었다.

제대로 투명하게 입찰하려면 모든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목소리를 낸 해당 업체는 “심의 과정이 떳떳하다면 화성시는 신규사업자로 선정한 17개 업체의 점수뿐만 아니라 응찰한 모든 업체의 점수를 실명으로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탈락한 업체는 결과에 승복할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규사업자 선정을 진행한 화성시 자원순환과는 ‘모든 과정을 공정하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자원순환과의 핵심 관계자는 “심의위원들은 관내에 거주지와 회사를 두지 않은 변호사ㆍ교수ㆍ타지역 공무원 등 7명으로 구성됐다. 질의응답은 위원들이 궁금한 사항에 대해 필요에 따라 재량권을 갖고 진행한 것일 뿐 질의응답 한 업체와 하지 않은 업체를 차별해 점수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응찰업체가 많을 것으로 예측하지 못해 심의시간을 충분히 배분 하지 못한 것은 인정했다. 관계자는 “경쟁률이 높지 않으리라 예상해 서류심의 시간을 하루 주간으로 요청해 놓은 상태였다. 공정을 위해 심의위원은 심의 전날에 통보했다”라며 “일부 업체가 점수를 공개하라고 하는데 정보공개요청을 하면 검토 후에 공개가 가능한 부분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6월3일 오후, 화성시가 마련한 ‘생활폐기물수집운반업 신규업체 선정 방식 공청회’에 많은 사람이 참석했다. 참석자의 수만으로도 관심도가 높아 경쟁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었지만 화성시는 ‘생각보다 많은 경쟁률’이라고 말하고 있다.이날 공청회에서 처음, 기존 수의계약 방식을 버리고 ‘경쟁입찰제 도입할 것’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업체 사람들은 많은 질문을 했다. 사진에서 ‘개미환경 김정주 대표’가 질의하는 모습이 보인다.  ©

이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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