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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혁 사회보장協 위원장

“조정과 중재 특기 살리는 정치인 삶 꿈꿔”
어지러운 보장협 수습 성공... 이제 잘 운영할 시간

이신재 기자 | 기사입력 2024/08/27 [09:00]

[인터뷰] 최혁 사회보장協 위원장

“조정과 중재 특기 살리는 정치인 삶 꿈꿔”
어지러운 보장협 수습 성공... 이제 잘 운영할 시간
이신재 기자 | 입력 : 2024/08/27 [09:00]

 

 

반찬나누기 주방 필요... 기업체 식당 활용 구상 중 

본업 장례업... 5명의 가족 사망 경험하며 시작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이하 보장협)는 지역의 사회보장을 높이고, 사회보장과 관련한 서비스를 하는 기관, 법인, 단체, 시설과 협력할 수 있도록 시가 설치한 민관 기구 중 하나다.

 

화성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은 시장이 당연직이며. 여기에 민간위원장이 있다. 즉 공동위원장 형태다. 발안에서 하늘가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최혁 씨(1972년 생)가 민간위원장이다.

 

지난 223일에 10기 위원장으로 선출됐으니 약 반년이 지났다. 9기에 속하는 20221027일에 보궐로 위원장에 당선했으니 이 기간을 연결하면 22개월이 된다. 최혁 위원장을 만나 보장협 활동과 장례식장 운영에 관한 내용을 들었다. 

-편집자 주-

 

보장협에는 두 명의 공동위원장 하위에 실무협의회 위원장과 11개의 실무 분과장이 있다. 아울러 29개 읍면동 위원장(공공과 민간 각 1명씩)이 있으니, 위원장이라는 직함을 가진 사람만 총 61명이다. 이들 위원장이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지역에 배치돼 사회보장 관련 일을 하는 것이다. 화성시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보유한 민간기구일 수도 있다.

 

최혁 위원장의 얼굴에서는 보장협 활동에 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서려 있었다.

 

예전의 공무와 행정 중심이던 사회보장 관련 일을, ‘시민이 필요로 하고 시민이 원하는 것을 시민이 함께 진행하는 형태로 바뀐 것입니다. 시청과 함께 시민의 생활 속에서 보장 계획을 세우고, 모니터링도 함께합니다. 태어나서, 늙고, 사망할 때까지, 생활 속의 교육ㆍ환경ㆍ문화ㆍ일자리ㆍ보건ㆍ의료 등을 포함해 보장 계획에 관한 일을 합니다.”

 

화성시에 비슷한 이름의 단체가 많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회복지협의회, 사회복지사협회, 복지재단 등이 대표적이다.

 

많은 시민이 이름으로 헷갈립니다. 어떤 시민은 다 같은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쉽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리 보장협의체는 민ㆍ관의 기구, 사회복지협의회는 직능별 민간단체, 사회복지사협회는 복지사들 단체, 복지재단은 시 출연 기관입니다. 특히 사회보장협의체와 사회복지협의회를 혼동하는 때가 있습니다. 우리 협의체는 민과 관이 복지를 넘어서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을 계획하는 기관이고, 사회복지협의회는 순수 민간기구로 복지 시설이 연합해 민간 자원을 끌어들여 취약계층을 실제로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202210월에 민간위원장 공석일 때 최혁 씨가 보궐로 위원장이 됐다. 다소 어수선한 시간을 보냈던 것으로 보인다.

 

“2022년에 위원장이 되고 보니 협의체 사무실 직원이 6명 교체됐더군요. 거기에 더해 위원장도 교체, 사무국장도 교체, 모두 합하면 8명이 교체된 셈입니다. 자리가 안 잡혀있었습니다. 협의체 일은 예산 범주에서 운영해야 하기에 이 중요합니다. 보궐로 당선한 후 어지러운 상황을 정리하는데 힘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정상화가 됐습니다. 이제 위원장직을 잘 수행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대표적인 협의체 사업이 어려운 이웃, 집 고치기’ ‘밥ㆍ반찬나누기’ ‘어르신 여행보내기’ ‘냉난방용품 보내기등이 있다. 이중 위원장의 아이디어로 진행하게 될 독특한 계획도 있을 것이다.

 

밑반찬 사업은 협의체의 주된 사업입니다. 그런데 조리실이 없어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보통은 읍면동 사무소 식당을 이용한다거나 시 자원봉사센터 식당을 이용합니다. 그런데 사용 시간이 다른 단체와 겹칠 때가 많더군요. 업종ㆍ권역별로 공유 주방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아이디어입니다. 기업의 구내식당을 주말에 이용할 수 있다면 어떨지 하고 말입니다. 아직은 구상 단계입니다. 또는 시가 나서서 지역별로 공유 주방을 만들어서 봉사단체가 언제든 쓸 수 있게 하면 어떨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최 위원장은 이후 반찬나누기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봉사자가 단순히 반찬만 주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방문과 함께 대화와 소통, 돌봄과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때문이다.

 

“1인 가구가 청년층에 많다고 생각하지만, 노인 1인 가구도 무척 많습니다. 모두 1인 독거 가구들이죠. 이들은 사회문제와 결부돼요. 고독사 문제 등이 대표적입니다. 고독사를 줄이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반찬나누기가 좋은 사업의 예입니다. 하루에 한 번, 적어도 이삼일에 한 번이라도 반찬을 나누기 위해 방문하면 1인 가구의 동태를 자연스럽게 살피게 됩니다. 그러면 그들의 어려움을 알게 되고 공공의 영역으로 끄집어낼 수도 있습니다..” 

 

 

 

위원장은 말하다가 불현듯 중년 고독사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가장 심각하고 빈번하며 위험한 계층이 중년 남성이기 때문이다.

 

고독사 1위가 40~50대 남자라는 것 아세요? 어찌 보면 가장 취약한 나이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50대가 되면 아이들은 다 컸고, 혼자 멀리 나와서 경제적으로만 가정을 돌보는 때가 많습니다. 퇴근하며 술 마시고 잠드는 게 그들의 일상이에요. 건강도 돌보지 않고 외로워합니다. 그러니 사고가 발생하죠. 심장마비라던가 극단적 선택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며 경기도가 홀로 사는 중년 등을 위한 돌봄 사업을 하고 있음을 귀띔해 주었다. 사업 이름은 경기도 누구나 돌봄사업이다. 요청만 하면 전액 지원, 또는 일부 금액 지원 형식으로 집수리ㆍ집보수, 식사ㆍ세면ㆍ화장실 이동, 병원ㆍ관공서 동행 등을 하게 해 준다는 게 위원장의 설명이다. 

 

 

 

 

최 위원장의 본직은 장례식장 운영이다. 사업소는 발안에 있는 하늘가장례식장이다. 서비스가 좋기로 이름난 곳이기도 하다.

 

장례식장 운영자는 사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직업이기도 하다. 집안에 사망자가 생겼을 때 상주가 되거나, 지인 등이 사망했을 때 문상객으로 장례식장에 찾아가지만, 그곳의 대표를 일상에서 만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호기심이 일었다. 처음 그 일을 어떻게 하게 됐는지 물었다.

 

고모가 납골당 사업을 했습니다. 제 나이 31살 때 그 일을 도와달라는 요청이 들어왔어요. 그래서 처음 그 일을 시작했습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보람있는 일이더라고요. ‘고객을 일상으로 돌려보내자라는 직업 신념도 생겼습니다. 사실 유가족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은 때로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3년간 매일 봉안시설에 와 슬퍼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사실은 그전에, 저도 여러 명의 가족 죽음을 겪었습니다. 5년의 기간에 삼촌,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 증조할머니가 돌아가셨거든요.”

 

생각해 보면, 최 위원장 가족의 죽음들은 비정상에 가까웠다. 보통은 나이 든 순서로 돌아가시는데 최 위원장 가족은 젊은 사람 순서로 돌아가셨다. 완벽한 역순이었다.

 

그분들의 죽음으로 저도 몸과 마음이 피폐해졌습니다. 말로 할 수 없는 부정적 심연에 빠지게 되더군요. 유가족은 반드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쉽지 않습니다. 사회적 시각으로 봤을 때 웰다잉의 필요성이 보이더군요. 그래서 고모가 납골 사업을 도와달라고 했을 때 바로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장례식 사업으로 이어졌습니다.” 

 

 

 

 

최 위원장에게 마지막으로 앞으로 활동 계획을 물었다. 놀랍게도 최혁 대표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 했다.

 

언제부터인가 지방정치는 뭐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마침 국회에 정치학교가 있고 지방자치학교라는 교육 프로그램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수를 받았습니다. 정치에 관심이 없다가, 이론적으로 국민이 먹고살게 하는 방법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때 배운 것들이 화성시를 바라보는 관점이 됐습니다. 시민, 행정조직, 미래비전 이런 것을 생각하기에 이릅니다. 직접 정치를 하든, 정치인 옆에서 지원 업무를 하든, 지역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꿈을 꿔 봅니다. 저는 생각하고, 조정하며, 중재하는 역할을 잘 해왔습니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의 잘하는 부분을 살리고 싶습니다.” 

 

 

 

이신재 기자 

daily-h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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