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송면 숙곡리에 추모공원(화성ㆍ부천ㆍ안산ㆍ안양ㆍ시흥ㆍ광명 6개시 공동형 장사시설, 함백산추모공원)이 건립되면서 마을에 투입된 막대한 기금 때문에 주민과 화성시간 갈등이 커지고 있으며, 진보당 화성시지역위원회가 기금 혜택 제외자들을 지원하면서 점차 복잡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숙곡리의 기금운영권을 가진 ‘숙곡리 주민협의체(이하 협의체)’는 마을의 일부 주민이 ‘실거주자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하여 기금혜택을 주지 않았다. 이에 혜택 제외자 9인은 ‘기금을 준 화성시가 관리ㆍ감독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았다’라며 2022년 7월에 화성시를 고소했고, 법원은 1ㆍ2심 판결(각 2023년 3월, 2024년 1월)로 ‘화성시는 협의체가 이들 9인을 기금 대상자에서 제외한 것이 타당한지 판단해야 한다’라는 개요로 제외 대상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화성시는 협의체가 기금을 사용하는 것에 제대로 관리ㆍ감독을 하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화성시는 법원 판결대로 올해 4월에 주민들 실거주 사실을 조사하기 시작해, 6월에 협의체에 기금대상제외자들이 ‘주민등록법 위반 사항이 없다’라고 회신했고, 7월엔 ‘기금 사용대상자인지의 여부는 시가 판단할 테니 이제 협의체는 판단하지 마라’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 사건 해결에 나름의 성의를 보였다.

그런데, 기금 대상 제외자들이 진보당 화성시지역위원회와 공동으로 지난 9일 관련사건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며 화성시를 향해 ‘주민기금 투명성과 확보와 공정한 집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빠르지는 않지만, 화성시는 법원 명령대로 행정 집행을 향해 나가는 과정인데, 화성시가 제대로 행정 처리를 하지 않는 것처럼 발표하는 모습이다.

기금 제외 주민과 진보당 화성위원회는 기자회견 자료를 통해 ‘(협의체의 기금운용에 대해) 화성시는 법적 개입 권한이 없다며 협의체의 불법행위를 방관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라며 ‘무책임한 화성시의 태도는 주민의 권리를 짓밟는 행위로서 향후 반복되지 않도록 화성시장은 즉각적인 책임을 져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화성시 관련 담당과는 “화성시만을 마녀사냥하듯 공격하는 건 옳지 않다”라며 “시는 이 건에 대해 올바른 행정을 하려 노력했고, 앞으로 그러려고 노력할 것이다. 법원 판결대로 기금 혜택 제외 주민에게도 혜택을 주라고 협의체에 공문을 보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법을 자문해 화성시가 직접 기금을 주민에게 사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기자회견 이후 협의체는 깊어가는 주민 갈등의 불구덩이에 또다시 기름을 부었다. 협의체는 10일, 화성시의 행정조치와 법원의 판단에 불복한다는 취지로 행정소송을 했기 때문이다. 이 소송이 대법원까지 간다면 다시 수년이 지나야 최종 판결이 날 수 있어 그 사이 협의체-기금혜택 제외주민-화성시-진보당화성委 간의 싸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이신재 기자

daily-hs@naver.com

▲ 함백산추모공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