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차진규 왕재두레농악보존회 이사장“무형문화재 지정에 도움 주고 파”
정남면 상여소리 완벽 재연에 성공 ‘시 농악경영대회’ 개설하는 큰그림
현대인은 쉽게 볼 수 없는 상여 행렬이 얼마 전 재연돼 시민에게 큰 감동을 준 바 있다. 지난 10월 9일 화성정남 왕재두레농악보존회(이사장 차진규)(이하 보존회)가 오랜 준비 끝에 많은 시민 앞에서 상여소리 첫선을 보였다. 장소는 정남면 용수리 체육공원이고, 행렬 이름은 ‘화성정남 왕재상여소리’다. 그 열흘 후인 10월19일 이번엔 경기도 민속예술제에 참여해 화성시민뿐만 아니라 경기도민에게도 전통 상여 행렬 재연이 성공했음을 알렸다. 거의 잊힌 상여소리를 완벽하게 재연한 이는 보존회 차진규 이사장이다. 차 이사장은 부친인 고 차병혁 선생에게 상여소리를 배웠고, 차병혁 선생은 당대 쇠, 장구, 쇄납(태평소)에 능했던 남궁엽 선생에게 사사받았다. 3대에 걸쳐 명맥이 이어진 화성시 정남면의 우리 가락이다. 차진규 이사장을 만나 전통문화 보존을 향한 애착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26년 전에 이곳 정남에 땅울림 풍물단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젊은 사람에게 가르치며 시작했습니다.(과정에서 1997년 이소라<문화재전문위원>, 고 공창열<쾌랑리 토민, 왕재선소리꾼>, 고 차병혁<쾌랑리 토민, 왕재두레농악 상쇠>의 고증 -편집자 주-)그리고 왕재상여소리를 가지고 2001년에 경기도 민속예술제에 나가 장려상을 받으며 세상의 주목을 받았죠. 그 후 경기도의 12개 농악패와 함께하는 전통두레농악보존총연합회 등을 창설해 활동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정작 제가 사는 정남의 상여소리가 명맥이 끊어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정남면의 농악을 발전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2021년에 왕재두레농악보존회를 창설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차진규 회장은 화성시뿐만 아니라 경기도에서도 잘 알려진 농악 지도자다. 경기도 농악보존연합회장 뿐만아니라, 화성시의 농악 보존에도 앞장섰던 인물이다. 경기도에서 화성시, 그리고 정남면으로 점차 지역 집중화 현상으로 흐른 데에는 사실 이유가 있었다.
“화성시 핵심 지역의 무형문화재 지정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팔탄면은 경기도, 봉담읍은 화성시에게 무형문화재 지정을 받은 바 있죠. 각각 ‘들소리’와 ‘농악’ 파트에서 지정받았습니다. 저는 앞으로 세 개 정도의 문화재 지정을 꿈꿉니다. 이곳 정남면의 ‘상여소리’, 그리고 장안면의 ‘전통혼례’, 그리고 아직 지역을 떠올리지 않았지만 다른 읍ㆍ면에 ‘지경다지’를 가르쳐 지정받도록 도움 주고 싶습니다. 이는 경기도 또는 화성시처럼 넓은 공간에서 활동하다가 지역에 눈길을 돌린 이유이기도 합니다.”
화성시는 2022년 이전 만해도 경기도 31개 시ㆍ군 중 무형문화재가 없는 도시로 서러움을 받았다. 차진규 이사장처럼 여러 사람이 지역문화에 힘쓴 덕에 2개의 무형문화재를 갖게 됐다. 위상변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차 이사장은 문화재 복원에 가장 큰 어려움으로 ‘외로움’을 꼽았다.
“상여소리를 복원 하는데 처음엔 사람들이 시큰둥했습니다. 아무도 관심두지 않는 상여소리를 왜 복원하려 하느냐는 차가운 시선이었죠. 모든 걸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했습니다. 꽃상여를 만드는데 그 어디서도 도움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점차 시에서 관심을 줬고 결국 일부 예산이 지원되면서 복원에 가속이 붙습니다. 전통문화도 여타 문화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삽니다.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길 희망합니다.”
전통의 소리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단절’이다. 당대 소리꾼에서 후대 소리꾼으로 이어져야 전통은 명맥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화재 지정이 중요합니다. 단체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보존회 인원이 30명이라면 30명 모두에게 소리를 전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젊은 사람이 소리를 배우려 하지 않는다는 데 있죠, 우리 보존회도 젊은 사람이라고 해야 50대입니다. 20~30대는 없습니다. 그나마 제자 양성으로 의지하는 곳이 초ㆍ중ㆍ고등학교입니다. 제 제자들이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양성에 나섭니다. 하지만 그것도 숫자가 줄고 있습니다. 많을 때는 화성시 12개 학교에서 가르쳤는데, 지금은 불과 3개 학교밖에 남지 않았다는군요. ”
마지막으로 앞으로 꿈 또는 계획 등을 물었다.
“전통과 세시풍속을 종합해 재연과 겨루기를 하는 화성시 농악경영대회 같은 축제를 만들고 싶습니다. 마을별 상여소리, 지경다지 경연 등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그런 큰 행사를 해야 우리의 전통이 지켜집니다.”
◎ 차진규 이사장 1997년: 정남면 ‘땅울림’ 두레단 창단 2001년: (사)한국국악협회 화성지부 창단, 초대~2대 지부장 2009년: (사)경기전통화성두레보존회 설립 현재: (사)경기전통두레농악보존총연합회 이사장 화성정남 왕재두레농악보존회 이사장 (사)한국국악협회 화성지부 고무
화성시/ 이신재 기자
이하 차진규 이사장의 활동 모습 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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