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경기국제공항 ‘부정적’도 행감 건교위 ‘도 권한 넘어섰다’ 맹폭
도 ‘군공항 트라우마’ 표현... 인식도 문제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경기국제공항에 대해 ‘부정적의견’이 강해 보인다.
‘권한을 넘어섰다’ ‘국토부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용역의 방향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압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2일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행정사무감사를 통해서 경기도가 추진하는 ‘경기국제공항 설치’에 대해 한현수 경기국제공항추진단장을 향한 다양한 질문을 했다.
본지는 이때 나온 건교위 위원들의 핵심적 발언을 꼼꼼히 살펴봤다. 그 결과 대부분 발언자는 경기국제공항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이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홍근 도의원이 화성시에 지역구를 둔 의원이기도 하고, 전직 환경운동가다운 면모로 예리한 질문을 해 증인으로 나온 경기국제공항추진단장을 쩔쩔매게 했다는 평가다.
“화성은 ‘군공항’ 트라우마 있는 듯” “내년에 지자체와 교감해 최종 후보 낼 것”
행감이 시작되자 강태형 도의원(안산시 5선거구)이 먼저 “김동연 도지사의 경기국제공항 설치에 대한 의지가 있느냐”는 원론적인 질문을 했다. 한 단장은 “있다”고 답했다.
이어서 박명숙 도의원(양평군 1선거구)이 “세 곳의 후보지(화성시 화성호, 평택 서탄면, 이천 모가면)의 민원 상황이 어떠냐”고 묻자 한 단장은 “평택과 이천은 이제 의견이 오가고 있지만 화성시는 군공항 트라우마가 있어서인지 (반대)입장 표명을 하는 시민단체가 있다”라며 “이번에 발표한 ‘경기도 공항 건설 연구용역’은 기술적인 분야이기에 해당 지자체는 관련 정보가 없다. 기존에 인지하는 것만을 생각한 반응이다. 상황을 보고 내년에 정보를 충분히 제공한다면,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수원시의 수원군공항 이전 정책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국제공항을 반대하고 있다’는 경기도의 인식이 지나치게 얄팍해 보인다. 화옹지구를 공항 형태로 개발되는 것이 주민의 생활에 악영향을 주고, 화성시의 생태ㆍ문화ㆍ관광 등 발전에 큰 피해를 줄 것이란, 주민과 화성시의 현실 인식을 전혀 모르는 듯한 인상이다.
이어서, 박옥분 도의원(수원 2선거구)은, 경기도민 85%가 경기국제공항을 처음 듣는다는 한 언론사의 조사 내용을 알린 후 “세 곳 중 한 곳 선정을 언제 하느냐”고 묻자, 단장은 “내년에 배후지 전략을 수립하는 용역 후 그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 및 공항 경제권 개념을 넣어서 지자체와 교감하고 공모 절차를 넣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군공항 따라온다고 하지 않았느냐?”
문병근 도의원(수원 11선거구)은 ‘수원 군공항 이전 문제’에 관해 물었지만, 답변은 듣지 못했다. 문 의원이 “군공항 이전(문제)을 국제공항으로 전환하면서 군공항은 어떻게 할 것인가 물으니, 단장도 누누이 얘기하지 않았느냐, ‘경기국제공항 건설되면 군공항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라고...”
이에 한 단장이 대답을 하지 않고 웃음으로 넘기려 하자 문 의원은 “증인, 이게 웃을 일이냐? 화성시민은 데모하고 시위를 한다”라고 호통치는 모습을 연출했다.
국제공항 건설은 정부의 일... 경기도 업무 아니다 이홍근 “용역 방향 잘못 잡고, 업무 범위 넘어섰다”
이후 이홍근 도의원(화성시 1선거구)의 질문이 시작됐다.
이 의원은 정부 자료를 들이밀며 “국제공항이라고 표현된 이 업무는 누가 책임지고 진행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단장은 “1차적으로는 국토부”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어디까지냐?”라고 다시 묻고 단장이 “경기국제공항 유치 촉진 조례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이라고 조례를 들먹이려 하자 이 의원이 “(그 말은)건의한다는 것 아니냐, 지속해서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 말은 국제공항 건설 업무는 정부의 일이고, 경기도의 일이 아닌데도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그 다음 이홍근 의원은 “(지금의 경기도 정책을 보면, 국제공항 건설) 시행자가 경기도인 것 처럼 보인다. 배후개발, 기반시설개발, 공항개발 등은 어떤 예산으로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단장은 “차후 1차 적인 문제...”라고 답하려 하자 곧장 이 의원은 “가장 중요한 문제다. 경기도 역할이 선을 넘었다”라고 맹폭을 가했다. 그러며 선을 넘었다고 판단하는 이유로 ‘추진방안ㆍ지출에 대한 내용이 빠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며 “국토부 자료를 보면 화성호는 공역이 너무 복잡하다고 씌어있다. 이게 기본적인 국토부 입장”이라며 “경기도의 용역 기조도 잘못됐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홍근 의원은 “화성시장은 ‘이 용역과 프로그램에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유치신청도 하지 않겠다’라고 말한다. 어떡할 것인가”라고 반문했지만 그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다만 이에 대한 답변은 그 다음 김동영 의원의 질문을 통해 들 수 있었다.
‘군공항 이전을 위한 꼼수?’ 답변은 “국제공항에 대한 얘기다”
이어진 김동영 도의원(남양주시 4선거구)의 질문은, “(국제공항 건설)로드맵에는 발표, 공감대 형성, 유치공모 순으로 돼 있는데 3개 후보 지역 분위기가 좋지 않다. 아무 곳도 유치신청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물었다.
이에 한 단장은 “배후지 전략 수립을 하면서 주민들과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래도 유치신청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이 사업은 좌초하는 것 아니냐?” 물었고, 한 단장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제대로 된 정보를 주고, 기대와 우려 사항에 대해 소통하고 대안을 제시하면 달라질 것으로 본다”라고 답했다.
‘수원 군공항 이전을 위한 꼼수’에 대해서도 묻자 한 단장은 “지금 검토하는 것은 국제공항에 관한 얘기”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업무보고에서 당장은 1개의 활주로를 사용하지만 수요에 따라 1개 활주로를 늘릴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 오해와 의혹을 가질 만 하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너무 앞서가고 있다” “10여명 의원 ‘필요성’ 의구심”
안명규 도의원(파주시 5선거구)도 이홍근 의원이 말했던 ‘선 넘은 경기도’와 같은 맥락의 말을 했다.
안 의원은 “경기도가 너무 앞서가고 있다. 최소한 국토부 얘기를 듣고 방향성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자, 한 단장은 “국토부와는 자료를 공유해서 검토해 달라고 건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안 의원은 “국토부 의견은 이미 나왔다. 지역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군공항 이슈를 정리한 다음 민간 공항의 필요성을 검토하겠다는 것이 그 의견”이라며 “지금 10여명의 의원들이 ‘이게 필요한가’ ‘용역비만 날리는 것 아닌가’ ‘(그저)김동연 도지사가 지시해서 하는 일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홍근 도의원은 보충 질문을 통해 “국토부의 입장을 보면 ‘(경기도의 경기국제공항 건설 정책이) 체계적인 공항개발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라는 입장이다. 또 ‘국토부가 공항개발의 주체이고 수요예측 판단 등의 계획을 하도록 돼 있는데 이를 넘어서는 것을 들이대면 헷갈린다. 그러니 방해마라’라는 의견이다.”라고 말하며 마무리했다.
화성시/ 이신재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화성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많이 본 기사
정치 많이 본 기사
|